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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

"예수의 웃음"을 읽고

야라바 2017. 12. 30.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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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가끔 서울에 올라갈 일이 있으면 짬을 내서 헌책방에 들리곤 합니다. "쇼핑"이라는 인간의 가장 원초적이면서도 고상한(?) 욕구를 채워주는 시간이죠. 일종의 "시장(Market)" 속에서 사람들과 부대끼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한편으로는 "책"이란것을 매개로 가장 지적인 활동을 하는 시간입니다. 책의 제목을 훑어 보다가 손에 잡히는 책의 목차와 서문을 읽고 그중에 일부분을 읽어보는 것으로 내가 선택한 제품의 질을 검증하고 구입할 수 있는 가장 안전한 쇼핑이기도 하죠. 때로는 구입해 놓고 책장에 쳐 박히는 신세가 될지라도 제품이 상하지 않는, 언제든 다시 꺼내 볼수 있는, 유효기간에 구애 받지 않는 전천후 제품입니다. 게다가 원가의 절반 이하로 살수 있으니 헌책방 쇼핑은 정말로 매력있는 것임에 틀림없습니다.


이야기가 곁길로 새 버렸네요. 아무튼 "예수의 웃음"은 헌책방에서 살까 말까 한참을 망설인 그런 책입니다. 하나님이신 그분의 "웃음"이라니 상당히 파격적인 주제다 싶어서 책을 붙잡기는 했지만 목차를 훑어보고 그중에 하나를 읽어보니 고고학적인 증거를 기반으로한 증명이 있는 것도 아니고 신학적인 논리로 예수 그리스도의 웃음을 뒷받침하는 논거가 있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단지, 작가의 상상력에 기반해서 성경의 이야기를 풀어나간 것이었습니다. 다만, 그 이야기에 근엄하고 무게만 잡는 성직자와 같은 예수님이 아니라 우리 가운데, 우리와 같은 몸을 입고 오신 예수님, 내 주위에 있을 법한 자연스러운 한 사람으로 성경의 이야기를 풀어간 것입니다.


저자인 프랑스 작가 디디에 드코앵(Didier Decoin)은 1977년 "지옥의 존, John l'Enfer"으로 프랑스의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인 공쿠르상(Prix Goncourt)을 수상했습니다. 아버지는 영화 제작자였고 작가 자신도 신문 기자로 글쓰기를 시작해서 영화와 TV 작가로 활동했습니다. 이 수필(Jésus, le Dieu qui riait)의 그의 1999년 작품입니다. 소설과 TV 시리즈도 썼지만 그의 수필들은 이 작품을 비롯해서 "Il fait Dieu"등 성경의 내용을 다룬 책들이 여럿 있습니다. 개신교도인 위그노와 카톨릭 간의 종교 전쟁으로 수많은 희생자가 있었던 프랑스이고 로마카톨릭이 주요 종교이고 개신교는 이슬람에 뒤질 정도인 프랑스라는 것을 감안하고 책을 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책을 읽고나서 "머리에 쏙쏙 들어온다.",  "참 감동적이다." 이런 지식적 반응이나 감성적 반응은 조금 덜한 편이었습니다. 반면 "묵상"에 대한 깊은 깨달음이 있었습니다. 매일 성경을 읽으면서 나는 작가처럼 성경에 나오는 인물들의 마음과 심리 상태, 그 땅의 기후와 지형에 대한 묵상이 있었는가? 하는 돌아봄이 있었습니다. 성경에 닻을 내린 깊은 묵상은 깊은 깨달음과 변화를 가져오는 법이죠. 당시 시대 상황과 지형, 기후에 대한 자료 조사가 뒷받침되는 묵상은 말씀을 단순 문자로 스쳐 지내 보내는 것이 아니라 내 삶 곳곳에 실제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살아있는 말씀으로 받을 수 있게 합니다.


묵상의 본을 배운다는 태도로 책을 읽는다면 작가의 안내에 따라 성경을 장면들에 깊이 빠질 수 있습니다. 전혀 새로운 시각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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